■실화 괴담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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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내가 스무 살 때 처음으로 친구들과 계곡에 놀러 갔다가 겪은 이야기야.
스무 살, 우리가 향한 곳은 강원도에 있는 아침가리 계곡이었어
우리는 다들 큰 배낭을 한 짐씩 매고, 아침가리 계곡을 따라 한참을 올라갔어
그러다 텐트 치기 적당한 평평한 계곡옆 명당자리를 발견했고
그곳에 텐트를 쳤지
주위에는 아무도 없고 졸졸졸 들리는 물소리에
바람도 시원하고... 물은 어찌나 차가운지 물놀이할 엄두도 안 났지만
물에 발만 담가도 시원한 이 계곡이 너무 마음에 들었어
그렇게, 평화를 만끽하고
어느새 어둑어둑해지는 저녁이 되자
우리는 준비해 온 고기와 술을 꺼내
바베큐 파티를 했어,
이때까지만 해도 '이건 정말 완벽한 여름휴가야'라고 생각했지
바베큐와 술 그리고 맑은 계곡과 함께한 우리만의 파티는
평소 주량을 훌쩍 넘기게끔 만들기 충분했고
기어코 넷이서 소주 14병을 마셔버렸지
덕분에 친구들은 모두 기절하듯 잠이 들어버렸고,
나도 잠이 들려던 찰나에
소변이 마려워 텐트 위쪽으로 올라가 소변을 보고
다시 텐트 쪽으로 가려는데,
뭔가... 좀 이상하더라고
"내가... 이렇게까지 멀리 왔나?"
아무튼 터벅터벅 텐트를 향하는데,
어디서 여자들이 떠드는 소리가 들리는 거야
발정 난 스무 살에 나는 귀를 쫑긋 세우고 주변을 살폈지
방금 내가 소변을 보고 내려온 풀숲 옆 계곡 중간? 에 있는 큰 바위에
웬 여자 둘이 앉아서 깔깔깔 거리고 있네,
꽤 예뻐 보이기도 하고, 가서 말이라도 걸어볼까... 그냥 갈까..? 하다가
아까 말했듯 발정 난 스무 살의 나는 여자들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어
"저기... 안녕하세요. 밤중에 여기서 뭐 하세요?"
"......"
내가 말을 걸자 깔깔대던 그 둘은 서로를 쳐다보더니,
아무 말도 없이 나를 의아하단 표정으로 한참을 쳐다보더라고..
나한테 관심을 보이는 건지 아닌지, 긴가민가 했지만 어쨌든 나는 말을 이어봤어
"저기... 저희 텐트 요기 바로 아래 있는데, 혹시.. 거기서 같이 노실래요..?"
"고기랑 술도 많고... 친구들도 다 재미있어요. 저희는 4명인데, 그쪽은 두 분이서 오셨어요?"
그러자 그 둘이 갑자기 씩 웃으면서
"좋아요. 같이 놀아요."
하는 거야. 그래서 속으로
'아싸! 환호를 치며' 말을 이었어.
"그럼 이쪽으로 따라오세요. 요기 바로 아래예요."
그러자 여자 중 한 명이
"그런데, 여기 물이 너무 차가워서 밖으로 못 나가겠어요"
라고 말하더라고
어차피 아침가리계곡은 물이 얕은 편이라
위험할 것 없을 거라고 생각한 나는.. 좀 고민하다가
"그럼.. 제가 업어드릴게요."라고 말하고 그 계곡 중간에 있는 바위로 향했어
일단 한 명을 업고 물밖로 나왔어,
그런데 지금 생각하면
일단... 그 여자가 가벼워도 너무 가벼웠고
사람이면 응당 있어야 할 온기가 없었던 거 같아.
물론 그때는 술에 취했고, 여자랑 놀 수 있다는 생각에 들떠서
그런 생각을 전혀 못했지만,
아무튼 나머지 한 명도 물밖로 데리고 나오기 위해
다시 바위로 향하는데, 아까보다 바위가 더 멀리가 있는 느낌인 거야
뭐.. 별생각 없이 바위로 향하는데, 아까는 무릎보다 조금 낮은 정도까지 찼던 물이
이번에 허리츰까지 점점 차오르는데도 바위에 닿질 않는 거야...
순간, 어디선가 들어봤던 것 같던 물귀신 괴담이 떠올랐어
아... 홀렸구나, 큰일 났구나...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는데
다시 나오려고 발걸음을 옮기려고 하니 물살이 너무 센 건지, 발이 잘 안 떨어지더라고
바위에 앉아있는 여자는 깔깔거리면서 숨이 넘어가기 직전까지 웃고 있었고
나는 있는 힘껏 발을 옮기려고 소리소리를 지르며 안간힘을 쓰는데도
발이 꿈쩍을 안 하는 거야...
그 순간,
"야이 미친놈아 거기서 뭐 해" 친구의 말소리가 들렸어
안 움직이던 발이 갑자기 움직였고,
나는 몸에 균형을 잃고 물속에 넘어져 버렸어
나는 친구에서 살려달라면서 허우적거리며 소리쳤고
친구는 "너 또라이냐? 거기 발목까지 밖에 물 안 오거든?"
....
....
"야.. 나 물귀신한테 홀린 것 같..."
"닥쳐 미친놈아, 진짜 또라이냐? 왜 오줌 싸다 말고 졸고 앉아있어 븅신아"
나중에 친구 이야기를 들어보니,
내가 오줌 싸러 가는 것 같길래 자기도 싸러 가려고 뒤따라 나섰데,
그런데 내가 오줌을 싸면서 혼자 히죽히죽 거리면서 중얼거리더니
갑자기 물속에 첨벙첨벙 들어가더래,
그러더니 갑자기 살려달라고 소리를 지르며 마임을 했다는 거야...
처음에는 자기 웃기려고 쇼한 건 줄 알았다고...
-
그날... 난 정말 물귀신에 홀렸던 걸까,
아니면 단순히 오줌 싸다 졸았는데 가위에 눌렸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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